밤나무 수꽃과 암꽃 수정 과정이 생산량 가른다

(사진 설명 : 6월 충남 청양군 밤나무 산지에 만개한 수꽃)

밤나무는 한 나무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자가수정 불임성’ 수종으로, 안정적인 밤 수확을 위해서는 암·수꽃의 개화 시차와 ‘타가수분(다른 품종의 꽃가루를 받아 수정하는 방식)’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봄철 적산온도((Accumulated Temperature, 積算溫度, 식물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는 등 생육 과정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열량의 총합’)가 불규칙해지면서 개화 생리 분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 설명 : 수꽃이 나오기 시작하는 과정(좌측), 만개한 수꽃(중앙), 갈색으로 변해 떨어지는 수꽃))

주요 밤나무 31개 품종을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밤나무 수꽃은 암꽃보다 평균적으로 약 20일 일찍 개화하는 독특한 생리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한 나무 안에서 암수 꽃이 피는 시기가 크게 어긋나는 셈이다. 품종별로 보면 수꽃의 경우 ‘이대’와 ‘은기’ 품종의 개화가 가장 빠른 편에 속하고 ‘만성’ 품종이 가장 늦으며, 꽃이 피기 시작해 꽃가루 주머니가 나오고 떨어지기까지 대체로 30일 전후가 소요된다.

반면 실제 밤이 열리는 암꽃의 개화는 ‘축파’ 품종이 가장 빠르고 ‘석추’, ‘이평’, ‘은산’, ‘주옥’ 등이 늦은 편인데, 개화부터 완료까지 20일 전후가 걸려 수꽃보다 개화 기간이 짧다. 특히 암꽃은 저온에 매우 민감하여 봄철 이상저온이 발생하면 수꽃보다 개화가 크게 지연되는 특성을 보인다.

(사진 설명 : 암꽃이 개화하는 과정. 사진=경상대학원 박준호 논문 2011 인용(c))

이러한 개화 특성상 밤 재배의 성패는 정상적인 결실을 위한 타가수분과 화분 매개 곤충의 활용에 완전히 달려 있다. 밤나무는 자신의 꽃가루로 스스로 수정되는 ‘자가수정’을 할 경우, 다른 품종의 꽃가루를 받는 ‘타가수분’에 비해 결실률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암꽃이 피어난 후 다른 품종의 우수한 꽃가루를 제때 받지 못하면, 밤송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유전적·생리적 원인으로 인해 밤송이가 그냥 툭툭 떨어져 버리는 낙과 현상이 심하게 발생해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다.

따라서 밤 농가에서는 결실률을 높이고 고품질 밤을 수확하기 위해 과원에 한 가지만 심는 것이 아니라, 암꽃과 수꽃의 개화 시기가 서로 잘 맞물리는 서로 다른 품종들을 섞어 심는 ‘혼효 식재’를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바람에만 의존하기보다, 다른 품종의 꽃가루를 부지런히 날라줄 꿀벌과 같은 화분 매개 곤충의 활동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수꽃이 피어나는 5월 말부터 암꽃이 만개하는 6월 중순까지 꿀벌의 왕성한 방화 활동은 밤나무의 타가수분 성공률을 높여 낙과를 줄이는 일등 공신이다.

(사진 설명 : AI 이미지, 꿀벌이 밤꿀을 얻는 위치와 수분매개 작용)

특히 이 시기는 양봉 농가에게도 가치 높은 밤꿀을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밀원 시기이므로, 밤 재배 농가와 양봉 농가가 상생 협력한다면 밤 농가는 안정적인 결실을 보장받고 양봉 농가는 소득을 올리는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전문가들은 “품종별 개화 특성과 기후 변화에 따른 데이터는 효율적인 재배지 조성과 화분 매개 계획 수립의 귀중한 기초가 된다” 라며 “기후변화의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밤나무의 개화 생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다른 품종과의 혼효 식재 및 꿀벌 매개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마트한 농업 경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한국밤산업신문=유명근 기자)

 

작성자 밤산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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