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밤 산업전 ‘카스타네아 엑스포 2026’ 12월, 피렌체로 집결

(사진 설명 : 2025년 12월 이탈리아 피렌체 포르테짜 다 바소에서 열린 제1회 ‘Castanea Expo’ 행사장 모습. 제1회 행사에는 생산자와 가공기업, 기관, 컨소시엄, 관광사업자 등 75개 전시업체가 참가했다. 사진=Castanea Expo 인용)

지난해 첫 행사 75개 전시업체 참여…그리스·프랑스 등 유럽 밤 산업 네트워크 구축
기술·연구·관광·목재·식품 5대 테마로 확대…밤꿀까지 ‘밤나무 전체 가치’ 산업화
생산·가공 넘어 양봉·기능성 식품·관광으로…한국 밤 산업에도 새로운 방향 제시

이탈리아 피렌체가 다시 유럽 밤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른다. 지난해 처음 열린 밤 산업 전문박람회가 이탈리아 전역은 물론 그리스와 프랑스 등 유럽 주요 밤 생산지역의 참여를 이끌어낸 데 이어, 올해는 기술·연구·관광·목재·식품 등 5개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제2회 행사를 개최한다.

피렌체 피에라(Firenze Fiera)가 주최하는 ‘카스타네아 엑스포 2026’은 오는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이탈리아 피렌체 포르테짜 다 바소(Fortezza da Basso)에서 열린다. 주최 측은 생산자와 관련 기업, 정부·공공기관, 바이어, 대학·연구기관, 관광업계 등을 연결해 밤 산업의 전체 가치사슬을 보여주는 국제 전문박람회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이탈리아 최초 밤 전문박람회…75개 전시업체 참여

카스타네아 엑스포의 출발은 2025년이다. 지난해 12월 12일부터 14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1회 행사는 이탈리아에서 밤나무와 밤 산업 전체 가치사슬을 다룬 최초의 전국 규모 전문박람회로 마련됐다.

첫 행사부터 범위는 생밤과 가공식품에 머물지 않았다. 밤 재배와 가공을 비롯해 밤가루, 제과·외식, 수제맥주, 농업기술과 가공설비, 목재, 특허, 박물관과 제분소 네트워크, 지속가능 관광과 체험관광까지 폭넓게 다뤘다.

제1회 행사에는 기관과 생산자, 컨소시엄, 가공기업, 관광사업자 등 75개 전시업체가 참가했다. 이탈리아 전역뿐 아니라 그리스 테살리아 등 유럽 밤 생산지역에서도 참가단이 피렌체를 찾았다.

행사는 유럽의회와 이탈리아 농림식품주권산림부의 후원 아래 열렸으며 토스카나주, 피렌체시, 피렌체상공회의소, 피렌체대학, Slow Food Italia, 유럽 밤 네트워크 Eurocastanea 등 다양한 기관이 참여했다.

그리스 테살리아 농업경제 분야 관계자와 유럽 밤 산업 네트워크인 유로카스타네아(Eurocastanea)의 베르트랑 게랭(Bertrand Guerin)회장도 행사에 참여했다. 밤 생산·저장·소비와 생물다양성, 목재용 밤나무 재배 등을 다루는 전문회의와 함께 밤꿀과 맥주, 밤가루 등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첫 행사 성공 평가…국제 밤 산업 플랫폼 가능성 확인

제1회 행사는 주최 측으로부터 관람객 참여와 기관 참여, 전시업체 만족도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스와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의 참가자들도 행사에 참여했으며 사흘 동안 회의와 워크숍, 주제전시, 시식, 쿠킹쇼, 과학·기술 교류가 이어졌다.

유로카스타네아(Eurocastanea)의 베르트랑 게랭(Bertrand Guerin) 회장은 피렌체가 이탈리아 중심부에 위치하면서 유럽 동·서부에서 접근하기 좋다는 점을 평가했다. 그리스 테살리아 생산자 대표단도 다른 국가의 밤 산업 관계자들과 교류한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카스타네아 엑스포가 향후 밤 산업의 농업·관광·문화적 미래를 살펴보는 지속적인 교류의 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첫 행사의 성과는 올해 제2회 개최로 이어졌다. 2026년에는 해외 생산지역과 기업, 지방정부, 연구기관 및 관련 단체의 참여를 확대하면서 국제 밤 산업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밤 생산 6만4천 톤 넘어…산업 회복세

박람회의 확대 배경에는 이탈리아 밤 산업의 생산 회복도 있다. 2025년 행사 당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밤 생산량은 6만4천 톤 이상으로 세계 5위 수준으로 소개됐다.

또 행사 직전 자료에서는 2025년이 최근 10년 가운데 풍작에 속했으며 토스카나 지역의 생산량이 전년보다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밤 산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단순한 생산량 확대에 그치지 않고 지역 고유의 품종과 가공품, 인증제품, 관광자원을 하나의 산업으로 묶고 있다는 점이다. 밤나무를 산악·내륙지역 주민들의 소득원이면서 동시에 경관과 생물다양성, 지역문화와 관광을 유지하는 자원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2026년 핵심은 ‘5대 테마’…밤 산업 구조 한눈에

올해 제2회 행사의 가장 큰 변화는 밤 산업을 기술·기계화, 연구·혁신, 관광, 목재·디자인, 식품·가공 등 5개 전문 분야로 구분해 운영한다는 점이다. ‘기술·기계화(Castanea Tech)’는 밤 재배와 수확·가공에 필요한 기술과 기계·장비를 다룬다. 노동력 부족과 생산비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기계화와 새로운 생산기술 등이 주요 대상이다.

‘연구·혁신(Castanea Lab Innovation)’에서는 농학적 응용기술과 관련 제도, 경제성 분석 등 연구와 산업혁신을 다룬다. 품종과 재배기술, 병해충 관리에서 새로운 제품 개발까지 연구기관과 산업 현장을 연결하는 분야다.

‘관광(Castanea Tour)’는 밤나무 숲과 역사적인 산촌마을, 산책로, 트레킹 코스, 박물관 등을 연결해 밤 산지를 생태·미식관광 자원으로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목재·디자인(Castanea Wood)’는 밤나무 목재를 건축·토목·환경 분야와 가구·인테리어·디자인으로 연결하고, ‘식품·가공(Castanea Food)’에서는 생밤과 전통 가공식품에서 혁신제품과 고급 미식제품까지 밤 식품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밤을 수확해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과 기술·연구를 기반으로 가공과 식품산업을 발전시키고, 이를 다시 목재와 관광 분야까지 확장하는 종합적인 밤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밤 열매만이 아니다…‘밤꿀’도 밤 산업 가치사슬

카스타네아 엑스포에서 특히 주목할 분야 가운데 하나가 밤꿀(chestnut honey)이다. 밤나무의 산업적 가치를 열매 생산에만 한정하지 않고 개화기에 생산되는 꿀까지 지역의 특산품과 산업자원으로 연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5년 제1회 카스타네아 엑스포에서는 밤 관련 식품과 함께 맥주와 꿀 생산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밤 생산과 가공, 목재, 관광뿐 아니라 양봉까지 하나의 밤나무 산업 생태계 안에서 다룬 것이다.

이탈리아에는 밤꿀 자체를 고부가가치 지역상품으로 발전시킨 사례도 있다. 행사 관련 자료에는 유럽연합의 원산지보호명칭(DOP)을 받은 ‘Miele di Castagno della Lunigiana DOP’가 소개돼 있다. 밤과 마롱, 밤가루뿐 아니라 밤꽃에서 생산되는 꿀까지 지역을 대표하는 인증상품으로 발전시킨 사례다.

이는 한국 밤 산업에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밤나무는 열매를 생산하는 임산물인 동시에 개화기에는 양봉산업의 밀원 역할을 한다. 밤 주산지에서 밤 생산농가와 양봉농가, 가공기업을 연계한다면 ‘밤+밤꿀’이라는 또 하나의 산업 가치사슬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 밤 산업박람회에서도 생밤과 가공제품뿐 아니라 밤꿀과 양봉, 밤꽃과 밀원, 밤꿀 가공제품까지 함께 다룬다면 밤나무 한 그루가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를 더욱 폭넓게 보여줄 수 있다.

식품·기능성 소재·목재·관광으로 산업 외연 확대

밤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도 카스타네아 엑스포의 주요 방향이다. 지난해 행사에서는 농학과 수확·가공뿐 아니라 뉴트라슈티컬(기능성 식품), 지속가능 관광, 내륙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논의 대상으로 다뤘다.

2026년에는 이러한 영역을 더욱 구체화해 기능성 식품과 화장품, 약리 분야 등으로 밤의 활용 가능성을 확대한다. 밤 열매는 생과와 밤가루, 제과·외식과 기능성 식품으로 이어지고, 밤꽃은 밤꿀이라는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낸다. 나무는 건축·가구·디자인 소재가 되고 밤나무 숲은 트레킹과 지역문화, 미식관광의 무대가 된다.

여기에 품종과 육종, 병해충 관리, 기계화와 자동화, 연구개발이 연결되면서 밤 산업의 범위가 농림업에서 식품·기술·양봉·목재·관광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밤 한 알의 가격’에서 ‘밤나무 한 그루와 숲의 가치’로

피렌체의 카스타네아 엑스포가 한국 밤 산업에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밤 산업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한국 밤 산업 역시 생산량과 가격, 저장·가공, 수출이라는 기존 영역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품종과 육종, 재배기술과 기계화, 기후변화와 병해충 대응, 밤꿀, 기능성 식품, 목재, 산림관광 등으로 산업의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다.

특히 국제 규모의 밤 산업박람회를 추진한다면 여러 나라의 밤과 가공제품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자와 기업, 연구기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광업계와 소비자를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하는 산업 플랫폼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사진 설명 : 산악·경사지 작업 등에 활용되는 이탈리아 MDB의 궤도형 농림업 장비. MDB는 제1회 Castanea Expo 기술·기계화 분야에 참가했으며, 2026년 박람회는 ‘Castanea Tech’를 별도 테마로 구성해 밤 재배와 관리·수확 등에 필요한 기술과 기계 분야를 강화한다. 사진=MDB)

Castanea Expo가 보여주는 밤 산업의 구조는 품종 개발과 재배에서 출발해 기계화와 생산기술, 저장·가공으로 이어지고, 다시 식품과 기능성 소재, 밤꿀, 목재, 관광·지역문화로 확장되는 형태다. 밤 열매의 생산과 판매에 머무르지 않고 꽃은 밤꿀로, 나무는 목재로, 밤나무 숲은 관광과 문화자원으로 연결하면서 밤나무 한 그루가 가진 다양한 가치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만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밤 열매뿐 아니라 꽃과 나무, 숲까지 산업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결국 피렌체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밤 한 알을 얼마에 팔 것인가’에서 ‘밤나무 한 그루와 밤나무 숲에서 얼마나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로 밤 산업의 관점을 바꿀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해 75개 전시업체와 그리스·프랑스 등 유럽 밤 산업 관계자들의 참여로 첫발을 내디딘 카스타네아 엑스포는 올해 기술·연구·관광·목재·식품이라는 5개 산업축을 전면에 내세우며 한 단계 더 확장된다.

오는 12월 피렌체에서 열리는 카스타네아 엑스포 2026은 유럽 밤 산업이 생산 중심의 전통산업에서 식품·기술·양봉·목재·연구·관광을 아우르는 융복합 산업으로 변화하는 현장이 될 전망이다. 한국 밤 산업에도 ‘밤 한 알’이 아닌 ‘밤나무 전체의 가치’를 산업화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밤산업신문=유명근 기자)

작성자 밤산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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