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밤 시장 2031년 약 6조5,900억 원, ‘생밤’에서 가공·자동화 산업으로

2026년 47억4천만 달러(약 6조5,900억원)에서 2031년 55억8천만 달러(약 7조7,600억원)
아시아·태평양 78.2% 차지, 북미는 2031년까지 연평균 6.5% 성장 전망
밤가루·퓌레·글루텐프리 식품으로 시장 확대, 저장·가공·자동화가 경쟁력으로
중국은 원물·유럽은 프리미엄 가공 강점, 한국 밤 산업도 고부가가치 전환 과제

세계 밤 산업이 달라지고 있다. 수확한 밤을 생과로 판매하는 전통적인 시장에서 벗어나 밤가루와 퓌레, 글루텐프리 식품, 식물성 식품 원료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저장기술과 자동 선별·박피, 기후변화 대응 품종의 중요성도 커지면서 밤 산업의 경쟁 기준이 생산량에서 가공·기술·부가가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Mordor Intelligence가 2026년 최신 데이터를 반영해 내놓은 세계 밤 시장 분석에 따르면 세계 시장 규모는 2025년 45억3천만 달러(약 6조3천억원)에서 2026년 47억4천만 달러(약 6조5,900억원)로 증가하고, 2031년에는 55억8천만 달러(약 7조7,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26~2031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3.32%다.

다만 시장규모는 국제기구나 정부의 공식 통계가 아니라 Mordor Intelligence가 자체 추정모델을 통해 산출한 전망치다.

세계 밤 시장 80% 가까이 아시아·태평양이 차지

세계 밤 산업의 중심은 여전히 아시아다. Mordor Intelligence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세계 밤 시장의 78.2%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대규모 생산기반을 가진 중국이 원물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가장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은 북미다. 북미 시장은 2031년까지 연평균 6.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림복합경영에 대한 정책 지원과 새로운 밤 과수원 조성, 품종개량 등이 생산기반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 경쟁구도도 달라지고 있다. 중국이 원물 생산에서 강점을 보이는 반면 유럽은 프리미엄 가공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은 자동화를 활용한 가공과 고부가가치 스낵시장 진출 사례가 해외 시장보고서에서 주목받고 있다.

생밤에서 밤가루·퓌레·식품소재로

세계 밤 산업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소비 형태의 다양화다. 생밤과 군밤 등 전통적인 소비에서 벗어나 밤가루와 밤 퓌레, 제과·제빵 원료, 스프레드와 식물성 식품 등으로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밤은 글루텐을 함유하지 않는 원료라는 특성이 있어 글루텐프리 식품시장 확대와 함께 새로운 식품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Mordor Intelligence는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글루텐프리 식품 선호와 식물성 제과제품에서의 밤 퓌레 활용 확대를 세계 밤 시장의 주요 성장요인으로 분석했다.

이는 밤 산업의 경쟁무대가 가을 수확기에 집중되는 생밤 판매에서 연중 생산·판매할 수 있는 가공제품과 식품소재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장·선별·박피 자동화가 새로운 경쟁력

저장과 가공기술도 밤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밤은 수분 함량이 높고 수확 이후에도 호흡작용이 활발해 품질관리가 까다롭다. 적절한 냉장시설이 없으면 곰팡이와 중량 감소 등으로 상품성이 빠르게 떨어져 장거리 유통과 수출에도 제약이 따른다.

이에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에서는 초저산소 저장기술 등을 활용해 수확 후 손실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선별과 박피 분야에서도 농촌 고령화와 인력 부족,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자동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 밤 산업에서도 생산량 확대뿐 아니라 수확 이후 선별·저장·박피·가공을 연결하는 산업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 대응 나선 유럽 밤 주산지

기후변화도 세계 밤 산업이 직면한 주요 변수다. Mordor Intelligence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 지중해 지역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저온 요구시간 부족을 장기적인 공급 위험요인으로 분석했다. 유럽에서는 이에 대응한 내열성 품종 개발과 병해충 관리기술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밤 산지인 에밀리아로마냐주는 2026년 5월 새로운 지역 밤 산업계획의 방향을 공개하면서 기후변화와 산지 황폐화, 생산구조의 분절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주정부는 유럽연합 공동농업정책(CAP) 2023~2027 농촌개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밤 산업 지원에 약 460만 유로를 이미 투입했다. 버려진 밤나무 재배지를 회복하고 기존 밤나무 숲을 과실 생산 중심으로 전환하는 한편, 접목묘를 활용한 새로운 집약형 재배지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전통적인 밤 생산지역이 기존 재배지를 유지하는 데서 벗어나 품종·재배·산지관리까지 산업구조를 혁신하려 한다는 점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도 밤 가공 인프라 확충

북미에서는 생산 확대와 함께 가공 인프라 구축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뉴욕주의 Breadtree Farms는 미국 농무부(USDA)의 Organic Market Development Grant를 지원받아 유기농 밤 가공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USDA가 확정한 지원액은 195만7,328달러(약 27억원)다.

Breadtree Farms는 이 시설을 미국 북동부 밤 재배농가들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가공·시장 진입 기반으로 조성하고 있으며, 2027년 가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밤나무 재배면적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가공 인프라를 구축해 지역에서 생산된 밤을 안정적인 시장과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보고서가 주목한 한국 밤 가공산업

이번 Mordor Intelligence 보고서에는 한국 밤 산업도 구체적인 사례로 등장한다. 보고서는 중국이 원물 생산을 주도하고 유럽이 프리미엄 가공에서 강점을 갖는 가운데 한국 수출업체들이 자동화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스낵시장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밤뜨래영농조합법인을 한국의 가공산업 사례로 소개했다. 보고서는 자동화된 화염 박피시설과 할랄 인증 등을 활용해 경쟁력을 높였으며, 원료 밤을 구운 밤과 젤리, 퓌레 등으로 가공하는 수직계열화 사례로 평가했다.

보고서가 제시한 밤뜨래영농조합법인의 2023년 매출은 46억원(약 350만 달러) 규모다.

세계 최대 생산기반을 가진 중국과 생산량이나 가격으로만 경쟁하기보다는 자동화와 가공기술, 제품개발, 품질관리, 브랜드와 수출시장 개척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한국 밤 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 밤 산업, ‘얼마나 생산하느냐’에서 ‘무엇을 만드느냐’로

세계 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Mordor Intelligence가 전망한 2026~2031년 연평균 성장률은 3.32%다. 그러나 시장 내부에서 진행되는 변화는 성장률이라는 숫자보다 크다.

생밤에서 밤가루와 퓌레로, 수작업에서 자동 선별·박피로, 전통 간식에서 글루텐프리·식물성 식품으로 밤의 산업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동시에 기후변화는 새로운 품종과 재배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밤 산업도 생산량과 산지가격 중심의 시각을 넘어 생산·저장·가공·식품개발·자동화·수출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세계 밤 시장이 보내는 신호는 분명하다.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히 ‘누가 밤을 많이 생산하느냐’가 아니라 ‘수확한 밤으로 얼마나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 밤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이제 ‘밤 생산국’을 넘어 ‘밤 산업국’으로 도약할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밤산업신문 =유명근 기자)

자료=Mordor Intelligence ‘Chestnuts Market Size & Share Analysis – Growth Trends and Forecast (2026-2031)’, 미국 농무부(USDA), Breadtree Farms,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
※ Mordor Intelligence의 시장규모는 자체 추정·전망치다. 원화 환산액은 1달러=약 1,390원을 적용한 참고금액으로 실제 환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작성자 밤산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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