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흉작에 수매값까지 40% 폭락, 밤농가 ‘이중고’

(사진 설명 : 공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72회 백제문화제에서 밤빵의 인기가 상상 이상이다.)

올해 가뭄과 고온으로  수매가 급락, 유통 투명성 높이고 가공산업으로 판로 넓혀야

밤 수확철을 맞은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는 가뭄과 고온으로 밤농사가 흉작이다. 여기에 일부 주산지의 수매가격까지 지난해보다 40%가량 폭락하면서 농가들이 이중고를 앓고 있다.

9월 말 경남 산청군농협의 밤 수매가격은 kg당 특대 2,200원, 대 1,700원, 중 1,400원, 소 600원이다. 하동 지역에서도 특대 가격도 지난해 특대 3,800원에서 2,200원으로 내려 40% 넘게 떨어졌다.
공주에서는 지난 9월 23일 생산자들이 사곡농협 수매장에서 집회를 열고 가격 인상과 가격 결정 과정의 생산자 참여를 요구했다.

농가들은 흉작인데 가격까지 떨어지는 현실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반면 농협은 소비 부진과 지난해 재고, 매입 후 판매 손실 위험을 이유로 들고 있다.

흉작인데 왜 가격까지 떨어지나
올해 수확량이 줄더라도 전년도 저장 물량이 남아 있고 구매 수요가 위축되면 가격은 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재고와 소비 부진이라는 설명만으로 수매가 인하의 적정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재고가 얼마나 남았는지, 어떤 등급의 판매가 줄었는지, 실제 거래가격은 얼마나 내려갔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생산자와 농협이 같은 자료를 놓고 협의할 수 있어야 가격에 대한 불신도 줄어든다.
중국산 밤과의 경쟁 역시 점검할 문제지만 올해 가격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수입 흐름과 국내 재고, 소비·수출 실적을 함께 살펴야 대책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

가격 결정에 생산자 목소리 반영해야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 사이에는 선별·저장·운송 비용과 감모손실(減耗損失, Shrinkage Loss, 보관하고 있던 재고나 수확물·제품의 물리적인 수량이나 무게가 줄어드는 손실)이 발생한다. 가격 차이를 모두 유통 이익으로 볼 수는 없지만, 비용을 이유로 산지가격 하락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

농협은 수매가격 산정 근거와 판매 상황을 설명하고, 생산자는 가격과 출하 방식에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시장 정보를 공유하고 손실을 줄일 방안을 함께 찾는 협의 구조가 필요하다. 당장은 공동판매와 가공업체 연계 등 판로 확보가 시급하다. 재고의 규모와 품질을 파악해 판매·가공 방안을 마련하고, 품종과 등급별 수요에 맞춘 공급 체계를 갖춰야 한다.

밤파이 등 가공산업, 새로운 성장축으로
생밤 판매에 집중된 판로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밤파이와 밤빵, 밤페이스트 등 밤을 활용한 가공산업은 제품 개발과 판로 확보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유망 분야다. 제수용이나 계절 간식이 급감하는 것을 극복하려면 일상적으로 즐기는 제품으로 발전시켜 소비층과 판매 시기를 확대해야 한다.

가공산업의 성장이 농가 소득으로 이어지려면 국산 밤을 사용하는 업체와 산지 간 안정적인 공급 관계가 필요하다. 가공에 적합한 원료 규격을 정하고 계약재배와 공동 공급을 확대해 농가는 판로를, 업체는 원료를 확보하는 구조도 만들어야 한다.

밤 산업의 경쟁력은 좋은 밤을 생산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생밤의 제값을 지키는 동시에 가공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워야 한다. 올해의 가격 위기를 생산·유통·가공을 연결하는 산업 체계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작성자 밤산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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